한동안 만년필 구입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상당히 좋은 가격의 매물이 있어서 구입했다. 

첫 번째는 파이롯트의 헤리티지 91 SFM 닙인데 누구나 한 번쯤 거쳐간다는 커스텀 74의 시가형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아서 동일한 스펙의 헤리티지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점차 태필이 좋아져서 일본 펜의 F닙보다는 M닙 정도를 구입하고 싶었는데 마침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con-70 컨버터까지 포함한 시필급 제품이면서 평소 궁금해하던 SFM 닙이라서 두 번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구매하였다.


SFM닙이 연성 닙이라고는 해도 딥펜이나 빈티지펜의 금촉 연성에는 못 미친다는 말들이 있어서 별로 기대하진 않았지만
딥펜 경험도 별로 없고 빈티지 펜은 전혀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생각보다 더 말랑말랑한 느낌이었다.

스스로 필압이 별로 세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평소 실사용으로 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세한 정보야 워낙에 인터넷에 다른 전문가들이 리뷰해 놓은 글들이 많으니 궁금한 내용은 그쪽을 찾아보면 되겠다.



두 번째는 워터맨의 로리에트인데

최근에 ‘츠바키 문구점’이라는 책에서 대필가로 나오는 주인공이 워터맨의 르망 100에 대해서 극찬하는 대목이 있어서 워터맨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좋아진 점도 있고 만년필의 시초가 워터맨이라는 이유와 빈티지 펜에 대한 로망과 무엇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홀려서 구입을 하게 되었다.
(20년 정도로 빈티지라 부르긴 뭐하지만.. ㅡ.ㅡ 적어도 50년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해당 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라서 인터넷에 좀 검색해보니 90년대에 출시해서 2000년 초반에 단종된 제품이라고 한다.
디자인은 몇 세대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구입한 건 1세대인 것으로 보여 대충 20년 정도 되었을 걸로 예상한다.


사진에 보듯이 닙도 상당히 낡아 보이고 전체적으로 사용감도 있지만 애당초 빈티지 펜이라고 하면 적당히 낡은 게 제멋이 아닐까 싶어서 전혀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오히려 적당히 낡아 보이는 게 더 빈티지스럽다고나 할까..

다 좋은 조건인데 한가지 좀 아쉬운 게 M닙이라는 사실인데 작정하고 굵은 닙을 사용해 보고 싶어서 구입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내가 가진 펜 중에서 가장 굵은 굵기의 펜이 되었다.


잉크가 펑펑 나온다. 
안 그래도 글씨를 작게 쓰는 편인데 M닙에다가 잉크 흐름도 좋으니 잉크가 콸콸 나온다.
한글을 적기에는 좀 조심스럽다.

책에 밑줄 긋는 용도나 영문을 적기에는 딱 좋을듯하다.
당분간은 연습장에 막 적는 용도로 사용하면서 글씨 좀 크게 적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사족으로 이로시주쿠 송로 색상이 신기하다.
적는 순간은 블루 계열로 보이는데 바로 마르면서는 그린 계열로 색상이 바뀐다.
그래서 인기가 좋은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