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하면 보통 몇십만 원인 줄 알았던 내가 1,500원이면 중국산 저가 만년필을 살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만년필에 대한 급 관심이 생겼고 그로 인해서 여러 자잘한 저가 중국산 만년필을 사 나르고 입문용으로 좋다는 라미 사파리 2자루와 스튜디오를 구입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만년필의 주변 물품으로 확장되었다.
그래서 종이를 알아보고 잉크를 알아보고 노트를 알아보다 보니 미도리 트래블러스 노트에 관심이 생겼고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직접 한번 만들어보았다.

싸구려 중국산 저가 만년필이 자작 노트에까지 이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가죽을 주문해야 하나 고민 중에 마침 수년 전에 MCM에서 받았던 용도 불명의 가죽 커버가 생각이 났고 사이즈 역시 A6 사이즈로 내가 선호하는 크기였기에 개조해보기로 했다.

명색이 MCM인 이런 정체 불명의 가죽 떼기가 있었다.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너무 좁아서 노트를 끼우기 적당하지 않을 것 같아서 좀 잘라내 주었다.




그리고 적당한 위치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 표시해 주었다. 나는 A6 사이즈 노트를 끼울것이라 A6 사이즈를 고려하고 구멍은 위아래로 각 3개씩 뚫어서 총 4줄의 고무줄이 지나가게 할 예정이다.



고무줄은 상단 가운데부터 시작해서 상중 -> 상좌 -> 하좌 -> 하중 -> 다시 상중 -> 상우 -> 하우 -> 하중 순서로 엮어서 처음 시작했던 고무줄 끝부분과 이어준다. 8자를 가로로 눕힌 형태로 끼워주면 된다.



다 끼워주고 묶으면 아래처럼 된다.



중간에 묶인 매듭이 보기 싫어서 궁리 끝에 옷에 달려있는 태그에서 쇳조각을 떼네어 사용했다. 옛날 군번줄에 붙어있던 저 조각..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커버를 고정시킬 줄을 준비해야 하는데 가로 방향으로 하려다가 적당한 고무줄이 없어서 세로 방식으로 하기로 하고
또다시 MCM에서 받은 수첩 중에 적당한 녀석을 골라서 희생시켰다.
이 초록색 고무줄을 떼내서 이식시킬 생각이다.



이식된 모습이다. 갈색과 초록색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처음 들어있던 케이스와 라미 스튜디오를 같이 두고 약간 기성품처럼 보인다고 자기최면을 걸어본다.



이제 안에 끼울 노트를 만들어줄 순서다.
이번에도 역시 MCM에서 받은 시즌 카탈로그중에 적당히 빳빳한 카탈로그를 표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금은 안 보내주지만 한때 MCM에서 시즌마다 신제품 카탈로그나 파티 초대권, VIP 선물 등을 보내주었었다.

A5 사이즈로 종이를 절단하고 반 접으면 A6니까 중간 지점에 바늘구멍을 내 주었다. 구멍은 홀수로 뚫어준다.



집게로 흔들리지 않게 잘 집어두고 정중앙 구멍에서 시작해서 앞뒤로 번갈아 가면서 한번 왕복을 해준다.




처음에 조금 여유를 남겨두었던 중앙의 실과 만나면 앞뒤에서 한 번씩 묶어준다.
나름 자주색 실로 엑센트를 준 것이다. ㅎㅎ





그리고 무거운 책으로 꽉 눌러준다. 납작해지도록..



절반을 접은 것이라 중앙 부분으로 갈수록 표지 밖으로 튀어나오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부분도 집게로 잘 잡아두고 싹 잘라버린다.
그래서 최종 완성된 자작 노트!
80g 밀크지에 도트 방안으로 양면 프린트했다. 왼쪽부터 40매, 30매, 22매이다.
문방 공구 노트가 도착하면 새로 리필 노트를 좀 더 만들 생각이다.



이제 만들어둔 자작 트노와 결합!
의외로 꽤 괜찮은 모습이다.. ㅎㅎ 트노 패스포트 사이즈의 크기가 살짝 아쉬웠는데 A6 사이즈라 아주 만족스럽다.



위에 만들어둔 노트 3권을 끼우니 이 정도 두께가 나온다.



아직 고무줄 한 줄이 여유가 있으니 크래프트 파일 속지라든가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만들어서 추가할 예정이다.
집에 흰색 고무줄뿐이 없어서 일단 끼워두기는 했는데 색깔 고무줄, 책갈피 끈, 펜던트등등 주문해 두었으니 도착하는 데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상 이 더운 날에 돈 아끼자고 바느질해서 만든 노트와 개조(?) 트노 커버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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